[부동산뱅크 2009/11/26 - 조회:4192]
주말 오후 이효준 대표는 허영진씨에게 뜬금없는 제안을 한다. 전셋집을 구하는 영진씨에게 집을 사라고 한 것이다. 처음 이 말을 들은 영진씨는 물끄럼이 이대표만 주시하고 있다. “지금 이 사람이 뭐라고 하는 거야” 아마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이효준 제가 그 금액으로 적당한 전세물건을 찾던 중에 이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다소 황당하시더라도 제 이야길 한번 들어보시고 아닌 것 같으면 아니라고 말씀하셔도 됩니다.
허영진 아 네…
이효준 우선 지금 젊다는 것이 영진씨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그런데 영진씨는 지금 그 무기를 쓰려하지 않고 있어요.
허영진 무슨….
이효준 굳이 20평형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는 이유가 뭔가요? 단순히 살기 좋아서? 쾌적한 신혼을 보내기 위해? 아니면 남들의 시선? 이유가 어쨌던 그렇게 단정지어서 집을 구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사는 것도 아니고 전세로 말이죠.
허영진 그러면 아파트를 사라는 말씀이신가요?
이효준 아닙니다. 지금 영진씨의 사정으로는 아파트 매입은 조금 힘듭니다. 대출부담도 커지고요.
허영진 그러면요?
이효준 아파트 말고 재개발 지역에 주택을 매입하는 걸 추천해 드리고자 합니다.
허영진 재개발이요? 저번에 말씀드렸지만 재개발은 주거환경이 좋지 않아서 살기가 조금 그래요.
이효준 일단 제가 추천해 드리는 물건은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내부가 깨끗합니다. 그리고 영진씨가 바라는데로 20평형 안팎으로 전용이 18평이나 됩니다. 이 정도면 들어가 살아도 충분하죠. 그리고 전철역도 가깝고 서울 도심이랑도 가까워 출퇴근도 쉽습니다. 편의시설도 많고요.
허영진 그래도 재개발 지역이니까. 그 동네는 그렇게 좋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이효준 영진씨 잘 생각해 보세요. 제가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영진씨는 젊어요. 조금 동네가 좋지 않더라도 충분히 살 수 있어요. 비약 같지만 계속 전세로 전전하다 보면 나중에 나이 들어서 그런 곳으로 이사갈건가요? 아이도 생기고 나이도 들면 좀 더 좋은 곳에서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지금 조금 힘들더라도 참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제 말이 틀렸나요?
허영진 그건 아닌데….
이효준 나중을 생각하면 지금 살기 어려워도 조금 참아보세요. 그리고 제가 추천해 주는 물건은 지어진 지 얼마 안된 빌라라서 살기도 괜찮을 겁니다. 또 나중에 재개발 되면 아파트 입주권도 나오게 되고요.
허영진 아파트 입주권이요?
이효준 그곳이 뉴타운으로 지정된 곳이라 개발 후에 가치가 높게 향상될 거에요. 또 위치도 도심에 있어 아파트를 받게 되면 발전가능성도 높고요.
허영진 재개발에 들어가면 그렇게 아파트 입주권이 모두 나오나요?
이효준 아니요. 보유하고 있는 집의 가치에 따라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냐, 없느냐가 결정됩니다. 그런데 영진씨에게 추천해주는 매물은 30평형 아파트는 확실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재 그 구역에 조합원 수도 적고, 매물 위치도 좋아서 감평액이 높을 거에요.
허영진 그곳이 어딘가요?
이효준 북아현동에 있는 북아현뉴타운 2구역이고요. 대지 8평 건평이 전용 18평이에요. 가격은 1억 8천 정도에요. 영진씨 입장에서 대출은 한 6천정도만 받으면 되니까. 영진씨가 안정된 직장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대출이자는 큰 부담이 없을 거에요.
허영진 지금 사면 오를 수 있을 까요?
이효준 글쎄요. 그건 경기에 따라 다르겠죠. 그러나 분명한 건 이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30평형대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고, 또 뉴타운 수요도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올랐으면 올랐지 대출금 깎아 먹는 일은 없을 겁니다.
허영진 아파트가 언제 생기는 건가요?
이효준 음, 아파트는 재개발 사업속도가 빠르면 2~3년, 늦으면 5년 정도 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허영진 그러면 아파트 분양권을 공짜로 주나요?
이효준 아니요. 영진씨가 만약에 이 집을 사게 되면 그 집을 감정평가해서 그 금액에 따라 돈을 더 낼 수도 있고, 안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영진씨에게 추천해 준 물건은 대지지분이 작아서 추가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네요.
허영진 그러면 지금 사면 그 추가비용을 바로 내야 하나요?
이효준 아니에요. 나중에 사업이 다 진행되고 최종적으로 아파트 짓겠다는 허가가 나는데, 그게 관리처분이라고 합니다. 그 때 추가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몇 평을 받는지 정확하게 정해지는 거니까요. 앞으로 2~3년은 더 있어야 된다고 보시면 되요.
허영진 (잠시 생각을 하다) 그러면 지금 그 물건을 사두면 좋다는 말씀이시죠?
이효준 적어도 아파트를 전세로 들어가는 것보단 장기적으로 훨씬 좋죠. 미래를 보고 투자하시라고 말씀 드린 거에요.
허영진씨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지금까지 전세집만 구하려고 했지 매매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게 되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사두면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사는 게 맞는 것 같았다. 그러나 꼭 지금 사지 않아도 신혼을 좋은 환경에서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고민하는 허영진씨에게 이효준 대표는 마지막으로 설득했다.
“제가 젊었을 때는 이렇게 길을 이끌어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많은 시행착오 끝에 배운 것입니다.” “젊었을 때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리고 이렇게 출발한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얼마나 더 여유 있게 살 수 있는지 저는 그걸 봐 온 사람입니다” “한 번 제 말을 믿어보세요. 후회는 하지 않을 겁니다. 먼저 살아온 인생 선배로서 진실된 조언입니다”
곰곰이 이야기를 듣던 허영진씨는 이대표의 말을 믿어 보기로 했다. 허영진씨 눈에는 이대표의 진심이 보였기 때문이다.
☞ 제4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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